시사인터뷰 – 천숙녀 시인의 “평화의 섬 독도” 와 “우수지나 경칩되니”

천숙녀 시인의 “평화의 섬 독도” 와 “우수지나 경칩되니”
평화의 섬 독도 / 천숙녀
너 !
커다란 불덩어리로 우뚝 솟더니
망망 대해 바다 천고의 풍랑 속에 깊이깊이 두발 딛고
민족의 자존(自尊)을 지켜주던 혼(魂)불 되어
한반도의 든든한 뿌리로 버티고 섰구나
홀로 이지만 홀로가 아닌, 의젓하고 분명한 너의 실체
영원부터 영원까지 함께할 우리의 전부인데
솔개 되어 노리는 저 건너편 섬나라는
네 영혼 멸살(滅殺)하려는 망언(亡言) 끝없구나
그들은
독도인 너를 보고 죽도(竹島)라 억지 쓰며
바다 밑 뿌리로 이어진 맥(脈)을 도끼질 하고 있다
숯덩이 같은 마음들이 너를 탐하고 있는 거다
그러나 독도야!
저 푸른 융단 아래로 두 다리 뻗거라
백두대간 혈맥(血脈)을 따라 성인봉 체온이
네 혈(血)에 닿아 있다
한반도의 흑진주 빛남으로 태어나라
다시 태어나라
수 천년 왜구 침탈(侵奪)에 뻥뻥 뚫린 숱한 가슴
헐고 상한 네 핏줄의 섬
이 땅의 바람막이로 피골상접 한 너를
이제 외로운 한 점의 섬, 섬으로 두지 않겠다
내버려두지 않겠다
붉게 붉게 용솟음치는 망망대해 살붙이로
등줄기 쓰담으며 숱한 선열(先烈)들의 희생 탑 아래
의용수비대 사투(死鬪)로 다시 서겠다
저 밤낮없이 자맥질하는 물보라를 보라
뭍을 향해 손짓하는 우리 모두의 피붙이를…
저기 동도(東島)와 서도(西島) 사이
진홍의 해가 이글이글 솟는다
보아라
한반도의 우리들은 너를 보며 꿈을 꾼다
수 천 년 수 만년 이어 갈 역사의 안위를 배운다
절절 끓어 넘치는 용광로 사랑
나라사랑을 배운다
이제 우리 모두
참된 의미의 국권이 무엇인지 돌아보리라
태평양을 지향하는 최 일선의 보고(寶庫)인 너
기상(氣像)과 희망(希望)을 심어주는
대대손손 독도 너를
영원까지 메고 가야 할 우리 몫의 자존(自尊)임을
생존(生存)이고 희망(希望)임을 잊지 않겠다
한반도에 흐르는 냉기류(冷氣流)를 걷으리라
한반도의 첫 해맞이 곳 너 일 번지를
우리 정신(精神)의 모태인 너 그 이름 독도를
우리 민족의 가슴에 깃발 내 걸겠다
깃발 펄럭이겠다.
독도, 민족의 혼이 깃든 “평화의 섬 독도” – 천숙녀 시인의 절절한 외침
독도, 그곳은 단순한 섬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인의 정체성과 자존의 상징이며, 수천 년 역사의 맥이 살아 숨 쉬는 민족의 뿌리이다. 시인 천숙녀는 평화의 섬 독도를 통해 독도가 가진 역사적, 문화적, 그리고 민족적 의미를 강렬한 언어로 담아냈다.
이 시는 독도를 거대한 불덩이로 형상화하며 시작한다.
“너! 커다란 불덩어리로 우뚝 솟더니
망망 대해 바다 천고의 풍랑 속에 깊이깊이 두 발 딛고
민족의 자존(自尊)을 지켜주던 혼(魂)불 되어
한반도의 든든한 뿌리로 버티고 섰구나”
여기서 독도는 단순한 섬이 아닌, 거센 파도를 견디며 민족의 자존을 지켜온 하나의 존재로 그려진다. 그 존재는 “홀로이지만 홀로가 아닌” 독도이며, 이는 곧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함께하는 공간임을 의미한다.
불멸의 역사, 불타는 자존심
시인은 독도를 향한 위협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숯덩이 같은 마음들이 너를 탐하고 있는 거다”
일본이 독도를 ‘죽도(竹島)’라 부르며 억지 주장을 펼치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하는 대목이다. 시인은 단순한 반발을 넘어, 독도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더욱 깊이 있게 조명한다. 독도는 “한반도의 흑진주 빛남으로 태어나라”는 표현처럼, 단순한 영토가 아닌,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깃든 보석과도 같은 공간이라는 것이다.
천숙녀는 독도가 단순한 섬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연결된 공간임을 강조하며, 그 뿌리가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온 성인봉의 체온과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독도를 둘러싼 갈등을 넘어, 그것이 우리 민족에게 갖는 깊은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독도, 우리 모두의 깃발이 되다
이 시의 가장 강렬한 부분은 결말에 있다.
“우리 민족의 가슴에 깃발 내 걸겠다
깃발 펄럭이겠다.”
이 한 줄에 시인의 모든 메시지가 담겨 있다. 독도는 단순한 한 점의 섬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신과 민족의 혼이 서린 공간이며, 결코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천숙녀의 평화의 섬 독도는 단순한 자연을 노래하는 시가 아니다. 이 시는 민족의 자존과 역사적 아픔, 그리고 독도를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낸 한 편의 외침이다. 그녀의 시를 읽으며 우리는 독도를 다시금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그곳이 단순한 땅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 그리고 우리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독도, 그것은 한국인의 혼이 깃든 평화의 섬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섬을 영원히 품고 살아갈 것이다.
봄을 품은 시인의 노래 – 천숙녀의 “우수 지나 경칩되니”

우수 지나 경칩 되니 / 천숙녀
봄보다 먼저 내게
시가 되어 안겨왔네
겨드랑이 가렵더니
눈빛 환히 맑아 졌어
각질이
벗겨 졌나 봐
세포마다 피가 돌아
봄소식 하나에도
시가 있고 노래 있어
노래하는 여울 되고
춤추는 강물 되어
마침내
바다에서 만나
꽃울음을 만들겠네
아는가 귀한 내님
나도 그대 시가 되어
그대 향한 긍률한 밤
가슴 치는 뜨거움을
해 맑고
건강한 인연
사는 날까지 이어지길

겨울이 물러나고, 봄기운이 서서히 스며드는 이 시기. 시인 천숙녀는 우수 지나 경칩 되니를 통해 계절의 변화를 감각적으로 담아내며,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시적 언어로 아름답게 표현했다.
봄, 시(詩)가 되어 안기다
시의 첫 연은 봄이 찾아오는 순간을 섬세하게 그린다.
“봄보다 먼저 내게
시가 되어 안겨왔네”
봄이 단순히 계절이 아니라, 시인의 감각 속으로 스며들어 먼저 ‘시(詩)’가 된다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겨드랑이가 가렵고, 각질이 벗겨지며 세포마다 피가 돈다는 묘사는 생명력이 깨어나는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는 단순한 봄의 도래가 아니라, 존재 자체가 새롭게 소생하는 느낌을 준다.
자연 속 흐르는 생명의 시
시인은 봄의 기운이 작은 변화 속에서도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고 노래한다.
“봄소식 하나에도
시가 있고 노래 있어”
여기서 봄은 단순한 계절적 변화가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울림을 주는 존재로 그려진다.

천숙녀 약력
천숙녀(千淑女) 경북문경출생.
- 1995년 월간《문학공간》으로 등단, 1996년 순수문학상 우수상수상,
2000년《현대시조》신인상
2021년 나래시조 문학상 수상 - 시집으로는 「달빛 휘감아 피어나는 들풀향기」「맨땅위의 파도」
「 내길로 가던 날」「천숙녀 시인의 연가 1,2,3권 」「천숙녀 시인의 행운의 편지」「건강한 인연 」「평화의 섬, 독도 」「비움 」「안부」」(구절초)
「독도시 200선 」을 엮었다. - 한국 문인협회 회원, 나래시조 회원, 문경문학회회원, 대전시조시인협회
회원, 독도시인으로 활동. - 2011년 국회독도특위 독도영토수호대책특별
위원으로 부터 독도수호 유공자 공로패 수상